「1111」 — 회복을 꿈꾸며
한로로 <1111>
인간 본성의 깊은 우울. 그 안에 빠져 매번 허우적거리는 나의 모습을 본다.
언제부터 날 그렇게 못 본 척했었나요
숲에 내던진 나를
아침에도 가라앉고 있어요
원한 거죠 아아 늪이었나
늘상 내가 서 있는 곳이 숲인 줄 안다.
다음 아침이 오면 괜찮아질 줄 알고 억지로 잠을 청한다.
그러나 그런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눈을 뜬 그 순간에도 여전히 가라앉고 있다.
빛이 드는 시간조차 나를 건져주지 못한다면. 이건 숲이 아니라 끝없는 늪일 뿐.
그 우울함 안에서 나의 모습은.
사랑하는 것들로부터 난 한 발짝 멀어지고 미워하는 것들 속에서 난 한없이 작아지고
사랑하는 것들로부터 '한' 발짝 멀어지고, 미워하는 것들 속에서 '한'없이 작아진다.
이건 자발적으로 그려낸 모습일까. 지레 겁먹고, 상상이 앞서서, 부딪혀보지도 못한 채 스스로 멀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타의적으로 누군가의 못 본 척에 의해, 숲인 줄 알았던 곳에서 내던져지듯 멀어지고 작아지는 것일까.
사랑하는 것들로부터 멀어지고, 미워하는 것들 속에서 작아지면.
나는 과연 무엇을 붙잡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사랑하는 것들 속에서 난 한 번의 숨을 쉬고 미워하는 것들로부터 난 하루를 기도하고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 다시금.
사랑하는 것들 속에서 '한' 번의 숨을 쉬고, 미워하는 것들로부터 '하루'를 기도한다.
나를 멀어지게 한 사랑이 다시 나를 숨 쉬게 하고, 나를 작아지게 한 미움이 다시 나를 기도하게 한다.
끝없는 상처와 회복의 굴레에 빠진 것이 인생이 아닐까.
어떻게 하면, 이 끊이지 않는 우울과 회복의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여기 또다시 태어난대도 변함없어요 차피
정말. 정말 다시 태어난대도 변함이 없을까.
우울함이 쌓여가는 밤.
회복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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