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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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

고양이가 사료 토를 해놓은 가방을 세탁하며

여느 때와 같이 늦은 시간의 퇴근,
크림이가 아끼던 가방에 사료를 토해 놓았다.

아직 완전히 말라붙지 않은 것을 보아하니 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은 듯하다.

얼른 물티슈로 닦아내고, 남은 얼룩을 지우기 위해 세제를 묻혀 박박 솔질한다.
분명 한 뼘도 되지 않는 얼룩이었는데, 닦다 보니 한 뼘이 넘게 세제가 번졌다.

거품이 꺼지길 기다리는 인고의 시간.
그 시간을 견뎌낼수록 얼룩의 번짐은 점점 커져간다.

이윽고 거품이 잦아들자 미온수로 가방을 헹군다.
넓어진 얼룩을 모두 닦아내기엔 더 넓은 면적의 물이 필요하다.
결국 가방 한 면을 거의 뒤덮을 만큼의 물을 묻혀 헹궈냈다.

인생에도 얼룩이 묻었을 때,
이 조그마한 얼룩을 지우기 위해선
나의 한 면을 뒤덮을 만한 물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 삶의 얼룩들을 지워내지 못하고
그저 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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