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한다는 것』 — 나의 길에도 꽃을 피우기 위해
도서 『요리를 한다는 것』 리뷰

📖 책 정보
요리를 한다는 것
- 저자: 최강록
- 출판사: 클
- 분야: 에세이, 자기계발
아직도 흑백요리사 시즌2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잘하는 척'이라는 임팩트가 너무도 강했나보다.
2025년 회고를 읽은 사람에겐 이제 좀 지겨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최강록에 홀려 이때다 싶이 이 책을 구매했다.
방송에서 비춰진 그 한 번의 임팩트 뒤에, 어떤 인생이 놓여져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요리사가 되기까지
최강록이 요리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은 콤플렉스와 발버둥은 평범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제대로 배운 것도 아니고, 거기서 인정받아본 경험도 없었기에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고, 그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본의 아니게 조림이 운명 지어진 조림인간 최강록."
"처음부터 조림을 좋아한 건 아니었다.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조림을 더 찾아보게 되고, 다른 걸 해도 되는데 조림을 선택하게 되고, 조림의 끝은 어디일까 고민하며 조리고 조리고 또 조리다 보니 이제는 조림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졌다."
사회의 요구에 맞춰 시작했지만,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렇게 자신만의 강점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일에 대한 책임감
수많은 도전, 실패와 좌절, 그리고 성공의 경험들 속에서 최강록은 작지만 확실하고 단단한 자신만의 철학을 세워나갔다.
"살아보니 출발선이 좀 달라도 기본을 지키면서 성실히 시간을 보내면 결국 어느 지점에서 만나는 것 같다. 젊었을 때는 학교를 1, 2년만 늦게 들어가도, 실패한 경험이 하나만 있어도 낙오자 같고 인생에서 뒤처지는 줄 알지만, 지나고 보면 정말 아무 일도 아니었다."
"문제는 다 같이 어느 한 점에 모이고 나서, 그 후의 삶이다. 더 중요한 건 지속하는 것이다. 그만두지 않고 지속하면 반드시 쌓이는 가치가 있다는 믿음. 그리고 요리사로서 일탈하지 않고 꾸준하게 잘 길을 가겠다는 다짐."
그런 철학은 일에 대한 책임감으로 이어졌다.
자신의 일에 그만큼의 의미를 부여하며 책임감을 가지는 태도. 이것이 최강록을 최강록답게 만드는 지점이었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손을 잘 씻자는 원칙만 있다. 내가 만드는 음식은 최소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어야 하니까."
대단한 요리사가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는 그의 말.
하지만 스스로 세운 원칙을 지키며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과 직업의식을 가지는 모습에서 진정한 프로 의식을 봤다.
인생이라는 정류장을 지나며
"지금까지 내 인생을 버스 노선표로 정리해보자면, 몇 개의 정거장들이 떠오른다. 처음 시작했던 가게부터 거쳐갔던 식당과 직장, 중간에 참가했던 방송들. 가장 최근에 지나온 정거장이 식당 네오였다."
최강록은 자신이 지나온 길을 정류장으로 여긴다. 그리고 선을 쭉 그어서 다음의 새 정류장으로 간다.
"식당 네오의 메뉴들은 이제 나에게 앨범 속 사진들 같다. 과거가 된 공간, 이제는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의 메뉴는 요리사의 앨범 속으로 들어간다."
아쉬움보다는 다음에 대한 기대. 떠날 때마다 성장하는 그의 모습.
"장사를 오래 해도 첫날은 늘 떨린다. 식당 네오를 오픈했을 때도 안 떨리는 것처럼 연기를 했다. 능숙한 척, 동요하지 않는 척."
"20대에 처음 가게를 할 때는 혈기왕성했는데도 첫날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두근거림은 여전하다. 하지만 새 공간에 스며들면 긴장감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렇게 그는 매번 떠나고, 매번 새로 시작하고, 매번 성장한다.
닮고 싶은 사람
"돌이켜봐도, 요리사로 살면서 후회되는 일은 없다. 그동안 했던 선택들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참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다.
"인생도 요리사라는 직업 경력도 중반기를 지나고 있다. 전반기는 요리를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구로 써왔다. 그만큼 치열했고 쫓기듯 불안하기도 했다. 후반기에도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겠지만 요리사로서 일탈하지 않고 꾸준하게 잘 길을 갔으면 한다."
그렇게까지 성공했음에도, 남들에게 조언하기 어려워하는 심성.
"하지만 누구에게나 유학이 필요한지는 내가 답할 수 없는 질문인 것 같다. 다들 삶의 맥락이 다르고, 들이는 품과 시간, 경제적 요건을 다 고려해볼 순 없으니 뭐라고 조언을 해줄 순 없겠다."
그리고 그 자세가 묻어나오는 그의 언어들, 그렇게 보여지는 그의 인생관.
"그 길에 꽃이 한 송이 두 송이 피었으면 좋겠다. 큰 업적을 이루지 않더라도 요리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뿌듯함에 한 송이,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자신감에 또 한 송이, 내 숙제를 다 해냈다는 성취감에 또 한 송이 꽃이 피길 바란다."
매번 자신이 지나온 길을 정류장으로 여기고, 떠날 때마다 성장하는 그의 모습을 닮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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