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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감각』 — 일의 주인이 된다는 것

도서 『일의 감각』 리뷰

『일의 감각』 — 일의 주인이 된다는 것

📖 책 정보

일의 감각

  • 저자: 조수용
  • 출판사: REFERENCE BY B
  • 분야: 자기계발, 경영, 브랜딩, 디자인

키워드: #일의감각 #오너십 #브랜딩 #마음가짐 #본질 #감각


신입 개발자였던 그때, 그리고 지금

신입 개발자였던 그때, 나는 그 누구보다 오너십 넘치게 일했다.

일 자체가 재밌었고, 내가 뭔가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코드 한 줄, 기능 하나가 실제로 서비스에 반영되고 사용자에게 닿는다는 게 신기했고, 그래서 매일이 즐거웠다. 작은 일에도 충분한 의미를 부여했고, 그 정도의 사소한 일도 프로젝트처럼 대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현재 직장에서 나는 오너처럼 일한다. 겉으로 보기엔 더 많은 권한을 가지고, 더 큰 책임을 맡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오너십은 부족하다고 느낀다.

일이 재밌지 않다. 내가 무언가를 진짜 바꿀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다. 리스크를 피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과거의 나처럼 즐겁고 생산적으로 일하지 못한다.

책을 읽으면서 과거가 그리워졌고, 동시에 지금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오너십이란 무엇인가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머릿속에 막연히 있던 '오너십'이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해줬기 때문이다.

"'오너십을 가지라'는 말은 마음만 그렇게 먹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실제로 내가 맡은 일의 주인이 되라는 말입니다. 그러려면 첫 삽을 뜨고, 마지막 흙을 덮는 일까지 직접 살피려 노력해야 합니다."

오너십은 직책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나는 이걸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저자는 공감이라는 말이 너무 추상적이라면 '돕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하면 쉽다고 했다. 오너의 고민을 내가 대신 해주고, 동료가 잘되도록 돕고, 그의 행복을 바라는 일. 나에게 주어진 일, 정해진 일만 보려고 하면 정작 진짜 중요한 일을 못 볼 때가 많다는 것.

그리고 그 마음가짐이 바로 감각을 만든다.

"자신이 맡은 모든 일이 10억 원짜리 일이라고 상상하는 사람의 결과물은 '받은 만큼만 일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결과물과 같을 수가 없겠죠. 그러니 이런 마음가짐으로 일하는 사람에게는 저절로 감각이 생깁니다."

저자는 내 취향을 깊게 파고, 타인에 대한 공감을 높이 쌓아 올린 결과 만들어지는 것이 '감각'이라 말한다. 그리고 가장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상대의 감각을 존중하며 서로의 생각과 이유를 차분히 묻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감각의 힘이 있어야 사람들의 생각에 끌려다니지 않고 나의 선택으로 일과 삶을 주도할 수 있다. 그제야 비로소 나 자신이 브랜드가 된다.


일을 성공시키는 세 박자

책은 오너십을 가지고 일에 접근하면 자연스러운 수순이 따라온다고 말한다.

첫째, 기획.

사용자 입장에서 기능을 고민하고 경험을 의도하는 것. 오너십을 가지고 고민하다 보면 바꾸고 싶은 부분이 보인다. 그 안에서 치열한 마음가짐으로 고민하다 보면 '기획'이 나온다.

저자는 감각적인 아이디어는 상식에서 착안해 본질부터 다듬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아이디어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건 여러 이해 당사자들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실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디어가 만일 상식과 본질에서 시작되었다면 실행이 비교적 수월하다. 상대를 설득하기 쉽기 때문이다.

"기획이 꼼꼼하게 잘되면 디자인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또 기획과 디자인이 잘되고 있다면 이미 브랜딩도 잘되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출발점인 기획이 전부인 것입니다."

둘째, 구현.

조형적, 미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 저자는 디자인이라 했지만, 나에게는 '개발' 혹은 '구현'이다. 확실한 기획이 있으면 이를 실천하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셋째, 브랜딩.

우리답게 지속하는 것. 그렇게 만들어진 프로덕트, 혹은 서비스를 일관성 있게 만들어나가는 것이 바로 브랜딩이다.

저자는 "오래 지속하는 좋은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브랜드는 결국 사람이고, 좋은 브랜드는 소신이 있는 사람이다. 소신과 일관성을 가진 사람 곁에는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조금씩 생기기 마련이고, 그들이 확장되면 팬덤이 된다.

어떤 철학을 갖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보다 뭐든 소신 있게 자신의 철학을 끝까지 지켜내는 게 중요하다. 브랜딩의 다른 말은 '소신을 찾아 나서는 과정'이다.

이 세 박자의 수순은 일을 성공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속성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는 언제나 오너십이 있다.


복잡한 감정, 그리고 앞으로

그러나 책을 덮고 나서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그래, 다시 그때처럼 오너십을 가져야지"라는 다짐이 생기면서도, 동시에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라는 변명도 따라왔다. 상황이 다르다. 일의 성격이 다르다. 조직의 구조가 다르다. 여러 핑계들이 머릿속을 채운다.

뭔가 바꿔야 한다는 건 알겠다. 그런데 막막하다.

환경을 바꿔야 할까, 마음가짐을 바꿔야 할까. 아니면 둘 다일까.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을 대할 때, 유저를 생각하며 감각을 키워나가고, 그 감각에서 나오는, 응당 따라오는 결과물들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고, 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가는 — 내가 곧 그런 브랜드가 되고 싶다.

"이런 감각의 힘이 있어야 사람들의 생각에 끌려다니지 않고 나의 선택으로 일과 삶을 주도할 수 있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나 자신이 브랜드가 됩니다."

이 책은 답을 주지 않았다. 대신 질문을 명확하게 만들어줬다.

일의 주인이 된다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가능한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태도로 해나가기 위한 노력들을 계속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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