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걸까?
오랜만에 글을 쓴다. 바쁘기도 바빴었고, 영 일에 집중하지 못하던 시기가 몇 주간 계속되었다.
그 시간을 보내면서 고민했던 내용의 단상을 가벼이 적어볼까 한다.
동력은 우위에서 오는가, 결핍에서 오는가.
음, 그냥 동력이라고 하기엔 너무 넓으니,
조금 디테일하게 질문을 다시 던져보자.
'성장을 향한 동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나는 오랫동안 '동력은 우위에서 나온다'고 믿어왔다.
남들보다 앞서 있으면 그게 힘이 되고, 그 힘으로 더 하게 되고. 실제로 그렇게 굴러왔으니까.
반대로 결핍은 동력이 아니라고 봤다.
결핍은 갈구는 만들어도, 사람을 앞으로 밀진 못한다고.
오히려 '이만하면 됐지' 하고 브레이크를 거는 쪽이라고.
뭔가를 못 가진 게 사람을 키운다는 말은, 극소수 살아남은 사람들 이야기지.
대부분은 그 안에서 무너지고 포기하는 걸 더 많이 봤다.
그래서 피상적으로 가볍게 내린 결론이 바로 '동력은 우위에서 나온다'였다.
그러나 세상 만사가 자로 잰 듯 반듯하게 나뉘진 않는다.
우위가 동력을 만들어낸다면.
우위에 있을 땐 늘 힘이 나야 하잖아.
근데 나는 우위에 있으면서도 '이만하면 됐지' 하고 멈춘 적이 있다.
앞서 있는데도 더 안 가게 되는 순간.
반대로 결핍한 자리에서도 이 악물고 발버둥친 적이 있고.
그러니까 우위라고 늘 밀어주는 것도 아니고, 결핍이라고 늘 멈추는 것도 아니었다.
앞뒤가 안 맞는 거지.
그럼 대체 뭐가 나를 밀고, 뭐가 나를 멈춘 걸까.
나를 미는 힘도, 나를 멈추는 힘도 결국 한 곳에서 나왔다.
나라는 닫힌 계 안에서, 같은 힘이 방향만 바꿔가며 나를 밀고 세웠던 거 아닐까.
아무튼 그 힘은, '비교'.
아래를 볼 때 멈췄다. '따라잡았네, 이만하면 남들만큼은 하네' 싶으면 힘이 빠졌다.
위를 볼 때 밀렸다. '저 사람은 아직 멀었네' 싶으면 다시 굴러갔다.
우위냐 결핍이냐가 문제가 아니었다.
그 순간 내가 위를 보고 있었냐, 아래를 보고 있었냐. 그게 다였다.
생각해보면 우위가 동력을 준 것도 이 때문이다.
우위라는 상태 자체가 힘을 준 게 아니라, 발밑이 높으니까 자연히 더 높은 데가 눈에 들어온 거지.
우위는 시선을 위로 올려주는 발판이었던 거다.
결핍은 반대고. 발밑이 낮으니 자꾸 아래가, 겨우 따라잡은 자리가 눈에 걸리고.
거기서 '됐지'가 나오는 거고.
그래서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면.
동력은 우위에서 나오는가, 결핍에서 나오는가.
내 답은. 둘 다 아니다. 비교에서 나온다.
우위도 결핍도 그 자체론 아무것도 아니다.
남과 견줘서 위에 있으면 우위고 아래 있으면 결핍인 거지.
둘 다 비교가 만든 자리다.
그러니 진짜 엔진은 우위도 결핍도 아니라, 남과 나를 견주는 그 행위 자체였던 것이다.
같은 질문을 어머니에게 물었었다.
어머니의 답변은, 동력은 우위에서 나온다고. 결핍은 시작은 될 수 있어도 성장의 동력은 못 된다고.
나는 그때 동의했다.
근데 지금 보면 어머니 말도 나도 반만 맞았다.
우위가 동력을 주는 건 맞는데, 그건 우위라서가 아니라 우위가 비교의 위쪽이라서였으니까.
근데 이 답이 영 마음에 안 든다.
비교가 동력이라니.
남보다 잘나서, 혹은 남보다 못나서 굴러간다니.
뭔가 더 멋진 걸 연료로 달리고 싶은데.
순수하게 이게 좋아서, 어제의 나보다 나아지고 싶어서, 그런 거였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하나 더.
동력이 비교에서 나오는 거라면.
비교할 대상이 없는 자리에선, 나는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
위도 아래도 안 보이는 곳.
견줄 자가 없어서 내가 어디쯤인지도 모르는 곳.
거기서도 나는 굴러갈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멈춰 서 있으려나.
comments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