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 완벽하진 않지만 완전한
이승윤 <캐논>
이승윤은 앨범에서 이 곡을 이렇게 설명한다.
"수많은 명곡들의 뿌리인 파헬벨의 캐논 코드.
정말 특별하고 위대한 곡으로 만들고 싶어서 아껴두기만 했다.
완벽하지 않으면 쓸 수 없는 코드라고 생각했다.
근데 완벽함이라는 게 뭘까.
나는 완벽한 걸 주려다 가장 아끼는 걸 주지 않고 있던 사람일 뿐이었다."
'캐논'이라는 코드를 의인화하여,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고백을 담아낸다.
수백 번의 곡을 썼다 지우며 '완벽'한 노래를 만들려 했던 이승윤은, 완벽이란 허상을 내려놓고 자신의 진심을 이 코드에 담기로 한다.
"오랫동안 나는
특별한 이야길
적어내고 싶어서
먼 길을 헤맸어"
"후회하지 않을
아름답기만 한 빛을
담아 두고 싶어서
이 코드를 아꼈어"
아끼다 보면 주지 못한다.
관계가 틀어질까 봐 한 걸음 더 다가가지 못하고 주저하던 날들이 있었다.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나를 갉아내며 상대방에게 맞추다, 스스로 실망하던 밤들도 있었다.
일에서는 완벽하지 않으면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고, 그렇게 버려진 소소한 도전들.
시작하지 못하고 꺼져버린 촛불 같은 신기루가 너무도 많았다.
"이게 아니야
말들을 삼켰어 이번에도"
"아직은 아니야
노래를 삼켰어 이번에도"
"이게 아니야." "아직은 아니야."
너무 익숙한 말들이다.
더 좋은 때가 있을 거라고, 아직은 준비가 안 됐다고.
삼킨 말들이 쌓여 결국 '완벽한 걸 주려다 가장 아끼는 걸 주지 않고 있던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문득 돌아보면 나에게 값진 결과물을 만들어준 것들은 완벽함을 추구했던 경험이 아니었다.
오히려 완벽하지 않아도 좋으니 일단 내질러보자고, 그렇게 부딪혀본 도전들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러니 이제는 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완벽하지 않더라도, 도전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완벽하지 않더라도, 완전한 마음을 전한다는 것이 더 큰 사랑이란 것을.
후회할 수도 있겠지.
그저,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이야기를, 지우지 않을 후회를 주고 싶다.
"특별한 이야기 같은 건 없다고 나
믿어 왔으면서도 참 어리석었지
가장 좋은 이야길 너에게 다 줄게"
너는 나의 캐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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