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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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에 대한 소고(小考) Ⅰ — 쫓기는 삶

러닝하며 든 생각들

지독히 추운 겨울, 바람을 맞으러 탄천에 나가보면 그 와중에도 사람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다들 무언가 쫓기며 뛰고 있으리.

그 쫓음의 근원은 누군가에게는 추위가 될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봄 대회까지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 될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그리 길게 남지 않은 하루의 짧은 틈새 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
저마다에 대한 저마다의 쫓김 속에서, 이 작은 객체는 '생각'에 쫓기며 달리고 있다.

무슨 생각이 그리도 많아 내 뒤를 그렇게 맹렬한 속도로 쫓아올까.
나의 실수로 토라진 인간관계, 감당해내기 어려운 일들의 격랑,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이미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
부정적인 생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피식자의 유전자에 각인된 공포로부터의 그것과 동일하다.

그렇게 무언가에 쫓겨 계속 달리다보면.
5km, 10km, 15km... 맹렬히 추격해오던 포식자는 이미 지쳐 쓰러지고,
그저 세로토닌이 셰르파가 되어 내 앞길을 이끌어간다.
머릿속은 텅 빈 양동이가 되고, 그 안에 다시금 긍정을 쏟아 부어본다.

그렇게 기존의 생각을 새로운 온기로 갈음하고.
홀가분해진 피식자는 어느새 산책자가 되어 가벼운 걸음으로 집을 향한다.
돌아와서 마시는 음료 한 잔과 따뜻한 샤워.

이 한 번의 행복을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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