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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 위드 와이』 — 왜라는 질문으로부터

도서 『스타트 위드 와이』 리뷰

『스타트 위드 와이』 — 왜라는 질문으로부터

📖 책 정보

스타트 위드 와이 (Start With Why)

  • 저자: 사이먼 시넥
  • 출판사: 세계사
  • 분야: 경영, 리더십

키워드: #리더십 #신뢰 #조직문화


흔들리는 조직 앞에서

방향이 흔들리고 있었다.

내가 몸담고 있는 학원은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었지만,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더 좋은 커리큘럼, 더 높은 수강률, 더 많은 학생 — 무엇을(WHAT)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어떻게(HOW) 해야 하는지도 대략적인 계획과 로드맵은 있었다.
하지만 왜(WHY)?

그 질문이 빠진 채로 조직은 움직이고 있었고, 나는 곧 그 조직을 이끌어야 할 위치에 서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사이먼 시넥의 이 책은 제목 자체가 하나의 질문이자 답처럼 다가왔다.


문짝을 끼워 맞추는 사람 VS 설계하는 사람

시넥이 제시하는 골든서클은 단순하다. WHYHOWWHAT. 안에서 바깥으로.

하지만 대부분의 조직과 사람은 반대로 움직인다.
무엇을 하는지부터 말하고, 어떻게 하는지를 설명하고, 왜 하는지는 끝내 말하지 않는다. 혹은 자기도 모른다.

시넥은 이 차이를 이렇게 표현한다.

"우리가 내리는 모든 지시, 세우는 모든 계획, 바라는 모든 결과는 결국 하나에서 시작된다. 바로 '결정'이다. 누군가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문짝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쪽을 택할 것이다. 반면 어떤 이는 전혀 다른 방식에서 출발한다. 두 방식 모두 단기적으로는 비슷한 결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오직 하나의 방식만이 예측 가능하고 지속적인 성공으로 이어진다."

WHY 없이도 단기적 성과는 낼 수 있다.
가격을 낮추고, 프로모션을 걸고, 공포를 자극하는 — 시넥이 '조종전략'이라 부르는 방식들은 분명 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팬'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팬은 우리가 제시한 WHY에 공감하는 사람들이다.
더 큰 지출을, 어쩌면 불편함마저 기꺼이 감수하는 사람들.
애플이 그랬고, 사우스웨스트항공이 그랬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고객들은 9·11 테러 이후 회사에 자발적으로 수표를 보냈다.
48년 연속 흑자라는 전무후무한 기록 뒤에는, 거래가 아닌 믿음으로 맺어진 관계가 있었다.


대중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사람

그렇다면 WHY를 가진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시넥은 헨리 포드의 유명한 말을 인용한다.

"내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을 원한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위대한 리더와 조직은 대중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GUI를 상상조차 못하던 시절에 애플은 그것을 만들었고, 더 많은 서비스를 요구하던 시장에서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오히려 서비스를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존 F. 케네디는 국가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말하는 대신, 국민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들은 직감을 믿었다. 과학보다 예술을, 지성보다 감성을 먼저 이해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 직감의 출발점에는 언제나 WHY가 있었다.

하지만 WHY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그 WHY가 신뢰로 이어져야 한다.
시넥은 신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신뢰는 단순히 논리적인 설명이나 약속만으로 생겨나지 않는다. 신뢰는 체크리스트처럼 항목을 채워나간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나 회사를 신뢰하면, 그들이 잠깐 실수를 하더라도 신뢰를 거두지 않는다. 반면 모든 일을 제대로 해내더라도 이상하게 마음이 가지 않는 이들도 있다. 신뢰란 감정이다. 이성의 영역이 아니다."

신뢰는 감정이라는 말.
논리적으로 모든 조건을 충족해도 마음이 가지 않는 관계가 있고, 부족한 점이 보여도 기꺼이 함께하고 싶은 관계가 있다는 것.
비즈니스에서도, 조직 안에서도, 사람 사이에서도 결국 같은 원리였다.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또한 시넥은 조직 구성에 대해서도 다룬다.
WHY가 분명한 조직이라면 사람을 뽑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사람은 누구나 열정적이다. 다만 열정을 느끼는 대상이 서로 다를 뿐이다. 그래서 채용할 때는 WHY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력서가 화려하거나 성실한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가장 뛰어난 엔지니어라도 인텔에서 일하면 불행할 수 있다."

능력이 아니라 신념이 먼저라는 이야기.
같은 WHY를 공유하는 사람을 먼저 찾고, 그 다음에 능력을 따져야 한다는 것.

이 부분을 읽으며 지금 내가 속한 조직을 떠올렸다.
우리는 '열정적인 사람'을 원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무엇에 대한 열정인지는 정의하지 못하고 있었다.
WHY가 없으니 기준도 없었던 셈이다.


확성기 앞에 서기 전에

시넥은 이런 비유를 든다.

"조직은 WHY를 가진 사람이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돕는 확성기다. 하지만 그 확성기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증폭하기 전에 먼저 메시지가 명확해야 한다. 불분명한 신념은 아무리 크게 외쳐도 닿지 않는다."

이 문장이 나에게 숙제로 다가왔다.

나는 곧 확성기 앞에 서야 하는 사람이다.
조직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가자고 말해야 하는 자리.
하지만 그 전에 내가 먼저 물어야 한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우리는 왜 여기에 모여 있는가.

그리고 이 질문은 조직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나의 삶 자체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일을 하는 사람인지를 먼저 보여줄 수 있는 삶.
내 삶 또한 하나의 WHY로 세일즈할 수 있다면.
그것이 이 책을 읽고 내가 품게 된 방향이다.

"고객과 기업, 유권자와 후보자, 리더와 팀원 사이에 '우리는 이 일을 함께 해나간다'는 믿음을 만든 사람만이, 진정한 리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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