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you
dev6min read1

내 기술 글은 똥이다

한두 달이면 상하는 글을 쓰고 있다

내 기술 글은 이다.

아니 사실은, 요즘 작성되는 대부분의 기술 글, 특히 AI와 관련된 글들은 99% 이지 않을까.

이라기보단, 금방 상하는 신선식품이라고 하는 게 덜 비위 상하려나.


Claude Code의 Opus 4.8이 5월 28일.
Opus 5가 7월 24일.
마이너 업데이트는 두세 달이 안 걸리고 메이저 업데이트는 1년이 안 걸린다,
고 쓰려다가 날짜를 세어보고 지웠다.
57일이다.
그 사이에 Fable 5(6월 9일)와 Sonnet 5(6월 30일)까지 나왔다.

건너편도 똑같다.
GPT-5.3-Codex가 2월 5일, 5.4가 3월, 5.5가 4월 23일, 5.6이 7월 9일. (5.6-sol은 진짜 짱이다. OpenAI 최고!)
60일 안팎으로 계속 끊긴다.
같은 날 ChatGPT랑 Codex 앱이 아예 하나로 합쳐지기도 했고.

Claude Code와 Codex의 치킨게임. (제미나이는 개발 씬에선 사실상 도태된 듯싶다.)
서로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보여줄 때마다 벤치마크 점수는 상대의 그것을 훨씬 상회하고, 몇 주 뒤에 다시 뒤집힌다.


한 달 반쯤 전, 테오가 쓴 글의 내용이 특히 와닿았다.
삽질해가며 겨우 찾아낸 노하우들이 강연을 준비하는 동안 하나씩 공식 기능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

세어보면 진짜 그렇다.
커뮤니티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것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Claude든 Codex든 금방 금방 많은 사람들이 내놓은 해답을 흡수한다.

  •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 모델이 대부분 알아서 함
  • "단계별로 생각해줘", ultrathink → extended thinking으로 기본 탑재
  • few-shot 예시 잔뜩 붙이기 → 개인 작업에선 거의 안 씀
  • 프로젝트 규칙 매번 설명하기 → CLAUDE.md, AGENTS.md, memory
  • 커스텀 커맨드, 프롬프트 모음집 → Skills. SKILL.md는 아예 업계 공용 규격이 됐다
  • "끝나면 무조건 테스트 돌려" → hooks
  • 루프 엔지니어링, 서브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 Dynamic Workflows
  • "알아서 다음 할 일 골라서 계속 가" → Codex Goal 모드
  • 반성문 쓰게 시키고 채점 기준 만들기 → Outcomes
  • 컨텍스트 압축 노하우 → 자동 compaction
  • RAG 파이프라인 → 롱컨텍스트와 내장 검색이 상당 부분 가져감
  • 하네스 엔지니어링 → 이제 하네스를 모델이 직접 짠다

사용자들이 인사이트를 얻고, 방법론이 몇 주 만에 여러 커뮤니티로 번지고, 곧 정설이 되고, 다음 모델이나 그 다음 모델에서 정식 기능으로 나온다.
한 사이클이 두 달이 안 된다.

내 글 중에 조회수를 꽤 담당하는 건 Codex에게 리뷰를 맡기는 글이다.
당시에는 꽤나 쓸만한 내용이었을지 모르나, Claude에서 codex-review 스킬을 공식적으로 지원해주면서 이 되었다.

지금은 또 대형 IT 회사들이 LLM wiki라는 걸 사내 도입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것들조차 조만간 기본 모델에 탑재되지 않을까.


이렇게 빨리 바뀌고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내 AI 사용 경험에 대한 글은 누구에게 어떤 양분으로 작용할 것인가.

물론 우리가 먹을 때는 신선식품 같겠지.
하지만 소화의 기간을 지나고 나면, 그저 똥이 되어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다 보니 더 이상 AI 쪽에서 무언가를 공부해야 하나에 대해 스스로 답을 못 내리고 있다.

요즘은 그냥 생짜 모델한테 말 걸어도 얘가 알아서 다 잘해주는 것 같다.
스킬이고 하네스고 없이.
오히려 그런 노력들이 모델의 생산성을, 혹은 효율성을 떨구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LLM이 수많은 인류가 도전했지만 풀지 못한 수학 난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걸 보고 있으면 더 그렇다.
더 이상 AI를 더 잘 쓰기 위한 인간의 방법론이 큰 의미가 있나 싶더라.


이 글도 곧 상할 거다.

뭐 어쩌겠나. 일단 냉장고에는 넣어두자.

share

comments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