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 로맨틱」 — 기꺼이 함께 가주지
잔나비 <외딴섬 로맨틱>
잔나비가 노래하는 무지개
- 01「SHE」 — 무지개가 떨어진 곳
- 02「외딴섬 로맨틱」 — 기꺼이 함께 가주지현재
- 03「모든 소년 소녀들1: 버드맨」 — 날지 못할 친구여
- 04「모든 소년 소녀들2: 무지개」 — 바짓단을 다시 접어보겠나
이 곡의 제목인 "외딴섬 로맨틱"은 정지용 시인의 〈오월 소식〉에서 왔다.
"하늘과 딱닿은 푸른 물결우에 솟은, 외따른 섬 로만틱을 찾어갈가나."
잔나비는 그 한 구절을 건져 올려, 무지개를 좇던 두 사람의 항해를 만들었다.
수많은 잔나비의 노래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곡이다.
가사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다워서 들을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외딴섬 로맨틱을 꿈꾸다 떠내려온 두 사람.
꿈꾸던 곳에 도달하지 못한 채 표류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 노래에는 절망이 없다. 대신 이런 고백이 있다.
이대로 이대로 더 길 잃어도 난 좋아
노를 저으면 그 소릴 난 들을래
길을 잃어도 좋다고, 노를 저으며 함께 지나보내는 이 시간이면 된다고.
이 곡은 SHE의 '그녀'가 말하는 노래라고 알려져 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면, 한 구절이 가슴을 찌른다.
나는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지
거긴 그 무엇도 없다는 것을
그래 넌 두 눈으로 꼭 봐야만 믿잖아
기꺼이 함께 가주지
무지개가 떨어진 곳을 안다고, 함께 가자고 손을 이끌던 그녀는—사실 그곳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기꺼이 함께 왔다.
눈으로 봐야만 믿는 사람을 위해, 그 헛된 길을 기꺼이 나란히 걸어준 것이다.
이것이 사랑이 아니면 무엇일까.
상대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
그 꿈이 비록 허상일지라도 함께 염원해 주는 것.
도착하지 못한 여정 안에서, 그 과정 자체를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그 끝에서 돌아가자고 말하는 그대에게.
먼 훗날 그 언젠가 돌아가자고 말하면
너는 웃다 고갤 끄덕여줘
참 아름다운 한때야 오 그 노래를 들려주렴
귓가에 피어날 사랑 노래를
잘잘못을 따지거나 후회하는 대신, 웃다 고개를 끄덕여 주는 것.
귓가에 사랑 노래를 불러주는 것.
이것이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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